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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화ㆍ갈라짐 등 문제 속출, 애물단지 된 질식소화포 2023.11.10

수백만원 호가하는 장빈데… 한 지역 소방본부 전량 리콜
“터질 게 터졌다”… 전문가들 “관련 기준 시급히 마련해야”


▲ 경화ㆍ갈라짐 등이 발생해 리콜된 질식소화포  © 소방방재신문

 

[FPN 신희섭 기자] =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질식소화포(질식소화덮개)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경화ㆍ갈라짐 등의 문제로 인해 최근 리콜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 소방본부는 전기차 화재대응을 위해 구매한 질식소화포 40여 개를 전량 교체하기도 했다.

 

전기차 화재는 소방이 골머리를 앓는 과제 중 하나다.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일반적인 진압 방식으로는 화재를 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충전시설이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지하 공간에 설치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한다. 적응성을 갖춘 소화약제가 개발되거나 확실한 진압 방식이 개발되기 전까진 질식소화포 같은 장비를 활용해 확산을 막으며 대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질식소화포는 불연성 재질의 대형 천으로 차량을 덮어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화세를 진정시킨다. 현장에서 수조와 하부 관창 등을 전개하기 전 소방관들이 화점에 근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애초에 이 장비는 내연기관 차량의 화재진압용으로 소방에 공급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와 훈련 성과 등이 알려지면서 최근 3년 사이 구매가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전기차 화재용 질식소화포는 대부분 실리카(유리섬유, SiO2)라는 소재를 이용해 제작된다. 

 

내열 성능이 우수한 실리카는 건설 현장에서 불연재 소재나 용접포로 많이 사용되지만 인열강도가 약한 게 흠이다. 이 때문에 접히는 부위에 힘이 가해지면 갈라짐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현재 불거진 질식소화포 리콜 역시 이 문제가 원인이다.

 

리콜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업계에선 터질 게 터지고 말았다는 분위기다. 노력 없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업체들 때문에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라는 거다. 

 

실리카 원단을 연구하는 전문가 A 씨는 “실리카는 이미 오래전부터 단열재 등에 사용돼왔던 소재로 그 특성이 잘 알려져 있었다”며 “조금만 노력하면 실리카의 인열강도를 높여 경화ㆍ갈라짐 등의 문제를 해소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외국 제품을 카피하거나 저품질의 소재를 사용하는 등 노력조차 하지 않고 이윤만 추구하는 업체들 때문에 문제를 키웠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유리섬유나 실리카의 특성을 파악하고 새로운 소재를 찾거나 별도의 제작 공정을 개발해 지금은 경화ㆍ갈라짐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제품들이 출시된 상황”이라며 “피해를 줄이려면 여러 제조사의 제품을 비교 분석하고 성능 확인서 등의 정보를 면밀하게 살핀 후 구매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재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성능확인을 위한 기술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 B 씨는 “최 일선 현장 대응부서인 119안전센터에서도 질식소화포를 사용할 정도로 많이 보급된 상황”이라며 “확인절차가 없다 보니 성능이 불명확한 제품도 시장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기술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금의 리콜 사태는 쭉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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